2007년 6월 어느 날, 기초교수님 몇 분이 모여서 저녁을 하였다. 식사의 주제는 서로의 연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고, 또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연구회를 결성하자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렇게 결성된 모임이 虛空會였다. 허공회가 바로 허혈저산소질환연구소의 창립 모태가 되었으며, 이 모임으로부터 서로의 연구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하는 연구식구들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점심식사를 하면서 연구발표회로 진행되고 있는 허공회는 점점 더 식구가 늘어 기초와 임상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함께 공유하고 협력하는 모습으로 발전되었다.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 연구소 식구들의 자발적이고도 활발한 연구토론 모임이다.
허공회를 전신으로 2008년 2월 발족된 허혈저산소질환연구소는 올 해로 만 열 살이 넘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돌이켜보니, 이 작은 저녁식사 모임이 시작되어 발전한 연구소는 참으로 많은 결실을 맺었다. 연구소 참여 교수님들을 주축으로 하여, MRC와 BRL 연구팀이 결성되어 연구비를 수주하게 되었고, 또한, 단독으로 중견연구비 및 창의연구비를 국가로부터 받고 열성적으로 연구하시는 참여교수님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활발한 학술활동으로, 연구소 자체적인 국내/국제 심포지움 개최 및 다양한 캠프형태의 학술발표회가 개최되어 연구원들의 학술동기를 더욱 고취시켰다. 미약하게 시작되었지만, 참여 교수님들의 순수한 연구 열성만으로 십년 만에 큰 결실을 이루어 낸 것이다. 이 모든 업적들이 연구소 식구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더불어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함께 하여 이루어 낸 성과들이라 더욱 값지게 여겨진다.
2019년 7월 16일,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아폴로 11호가 달 정복을 위해 지구를 떠난 지 오십 년이 된 날이다.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는 것'을 주장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목표가 달성된 날이다. 불가능하게 보였던 우주시대를 열었던 과학의 힘처럼, 인공지능과 4차 산업 등 새로운 과학혁명 시대에 발맞추어 허혈저산소질환연구소의 새로운 과학적 도약을 기대해 본다.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허혈저산소질환연구소 소장 전양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