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고위중추신경계에 기반한 인간의 마음, 정신, 행동 등의 풍부한 정신기능에 대한 이해는 현대 뇌 연구의 가장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해는 과거 단순한 심리학적, 사회학적 접근만으로 한계가 있었듯이 생물학적 접근에만 집중한 방식 역시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현대 과학의 환원적 탐구를 통해 해체된 행동 영역들에 대한 개별 요인들을 선별해 냈으나 복잡성을 근간으로 한 전체적 인간 행동에 대한 설명력에는 제한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 행동에 대한 이해는 정신기능의 중추가 되는 뇌를 기반으로 환경이나 심리-사회적인 유기적 관계에서 그 실체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상적 인간 심리-행동에 대한 이해와 비정상적 정신 병리 상태에 대한 동시적 이해가 요구됩니다.
인간행동의학연구소는 개인, 집단, 문화 등 모든 조건에 있어서 정상, 비정상 및 병리적인 인간의 마음, 행동과 그 근원에 관한 지식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병리적 상태에서의 정신장애를 넘어서 인간 행동의 근간이 되는 인지, 감정, 지각 등에 대한 탐구를 하며, 신체와 정신의식 영역의 통합적 접근을 추구합니다. 이를 위해 기초의학, 임상의학 분야의 통합적 적용 및 생물학, 심리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 의공학, 컴퓨터공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다학제간 협력 연구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 행동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증진하고 정신건강의 증진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통섭(consilience)과 창발성(emergence)의 플랫폼을 제공하여 인간 행동의 이해를 위한 새로운 파라다임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인간행동의학연구소 소장 권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