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연구동향

Y 염색체 소실, 암세포에서 면역세포로 '전염'되다

유전체의학연구소l 2025-06-18l 조회수 14


일부 남성의 암세포에서는 Y 염색체가 완전히 사라져 있는 특이한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최근 Natur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 Y 염색체 소실이 단순한 유전적 변이 이상일 수 있으며, 같은 종양 내 면역세포로 전파되어 면역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충격적인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수십 년 전부터 암세포에서 Y 염색체가 종종 사라지는 경우가 있음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 영향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의 애리조나대학교 댄 테오도레스쿠(Dan Theodorescu) 교수팀은 2023년 방광암 연구를 통하여 Y 염색체 소실이 암의 공격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번에는 그 영향이 면역세포에도 미친다는 추가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대규모 암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Y 염색체를 잃은 종양을 가진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더 일찍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 더하여 이 돌연변이가 암세포뿐 아니라 종양을 방어하러 온 면역세포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으로는 같은 종양 내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Y 염색체 소실 정도가 유의미하게 비례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음 두 가지의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하나는 Y 염색체가 없는 면역세포가 선별적으로 종양으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Y 염색체를 잃은 암세포가 주변 면역세포에 동일한 결함을 ‘전염’시킨다는 가설이다.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고자 Y 염색체가 없는 암세포를 가진 쥐 모델을 사용하자, 원래 Y 염색체를 가지고 있던 면역세포들이 종양 안에서 모두 Y 염색체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면역세포가 건강한 상태로 종양에 도달하였으나 이후 그곳에서 변화가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암 유전체 데이터의 추가 분석을 통해, 종양 내 Y 염색체 소실 정도가 환자의 생존 기간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생검 시 Y 염색체 소실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암의 진행 속도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암 면역학자인 라훌 로이초두허리(Rahul Roychoudhuri)는 이번 연구를 매우 놀랍고 잠재적으로 획기적이라고 말하며, Y 염색체 소실이 면역세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출처: https://doi.org/10.1038/d41586-025-01656-1